길을 잃다.


 글을 쓴 지 참 오래되었다.
 이래저래, 이런저런 글을 쓰려고 시도했는데, 번번히 왠지 내키질 않더라.
 그러던 중 어느 새 올해가 되고, 또 한 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.
 
 그래서, 요즘은 크게 바쁘지 않지만, 혹은 바쁘지 않기 때문에 개점 휴업 상태.
 깜짝 놀랄 이야기를 들려주자면, 나는 별 일 없이 산다. (몇몇만 무슨 말인지 알겠지만;; )
 
 글을 쓰지 못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, 어쩌면 사진을 좀처럼 찍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.
 사진을 찍지 않는 건, 그만큼 나에게 글을 쓰고 싶을 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.
 근래에 이 근방에서 보이는 남미 여행기를 보면서, 잃어버린 그 사진과 함께 얼마나 많은 기억을 잃어버렸는지, 절실히 느끼면서도 그러하다.
 (최근 그 여행기가 우리가 사진을 잃어버린 지명 언저리에 머무르고 있어서 한층 더 약오르고 있다)

 엄청난 모순 안에서 살아가는 것도 같고, 그저 당위적으로 살아가는 거 같기도 하다.
 굉장히 일상적인 거 같기도 하지만, 무언가 크게 어그러져 가고 있는 거 같기도 하다.
 
 그나마 평소보다는 많은 책을 읽으면서,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고 생각했는데, 내가 뭘 생각하는지를 표현하는 건 영 글러먹었다. 일부러 모호하게 썼다고 보이기도 하는 글이지만, 지금의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솔직한 글인 것 같다.

 어, 그러니까, 말하자면, 지금 내가 길을 잃었다는 고백이다.
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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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0/02/06 15:36 2010/02/06 15:36
by owl